생물학

<<스크린 속 생물학>>: 인터스텔라

clarajournal 2025. 5. 29. 09:44

생물학

『인터스텔라』 속 시간과 생명의 경계 – 중력은 생명을 지연시키는가, 구원하는가?

“시간은 중력이 센 곳에서 느리게 흐른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등장하는 이 대사는 단순한 대사 이상의 힘을 가집니다.

주인공 쿠퍼가 블랙홀 옆 행성 ‘밀러’에 착륙한 단 1시간 동안, 지구에서는 7년이 지나 있었습니다.
이것은 단지 SF적 설정이 아니라, 현대 물리학과 생물학이 실제로 논의하는

‘중력과 시간, 생명의 얽힘’ 그 자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 왜 중력은 시간을 휘게 만드는가?
▶ 시간의 흐름이 생물학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 블랙홀 근처에서 생명이 살아남을 수 있는가?
이 세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인터스텔라』의 과학을 파헤쳐보겠습니다.


1. 왜 ‘중력’이 시간을 뒤틀까? – 아인슈타인의 예언

뉴턴은 중력을 ‘당기는 힘’으로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중력을 시공간의 곡률이라고 보았죠.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거대한 질량은 시공간을 휘게 만들고, 그 곡률이 바로 중력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질량이 큰 물체 근처에서는 시간의 흐름 자체가 느려집니다.
이것이 바로 『인터스텔라』 속 밀러 행성에서 1시간 = 지구 7년이 되는 원리입니다.

이 개념은 일반 상대성이론에서 이미 입증되었고,
심지어 오늘날 GPS 위성도 이 이론을 보정하지 않으면 지상의 시간과 맞지 않아 작동하지 않습니다.

 

📌 요점: 중력은 단지 무게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의 속도까지 조절하는 절대 변수입니다.


2. 느린 시간 속 생명은 어떻게 달라질까?

이제 흥미로운 질문이 생깁니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환경에 놓인 생물은 실제로 더 오래 살까요?

 

영화 속 밀러 행성은 블랙홀에 매우 가까워, 표면에서의 시간 흐름은 지구보다 수천 배 느립니다.
그렇다면, 만약 우리가 그곳에 살 수 있다면 생물학적 노화도 느려질 수 있을까요?

과학적으로 보자면, 그 답은 ‘상대적으로는 그렇다’입니다.

생물의 노화는 세포의 대사 속도, 유전자 복제의 오류 누적, 텔로미어 단축 등으로 진행되는데,
이 모든 생물학적 과정은 시간 흐름의 기준 안에서 측정됩니다.

 

즉, 중력이 강한 곳에서 모든 생화학적 반응이 느려지지는 않지만, 외부에서 볼 때 그 생명체의 ‘생애’는 훨씬 길게 보일 수 있습니다.

이건 일종의 생명 연장의 환상일 수도 있지만, 상대성의 입장에서 보면 ‘시간의 재정의’입니다.


3. 블랙홀 옆 행성에서 생명은 존재할 수 있을까?

이제 실제적인 질문으로 넘어갑니다. 중력이 강한 곳에서, 정말 생명체가 살 수 있을까요?

『인터스텔라』는 이 질문을 과감하게 실험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을 고려해야 합니다:

 

(1) 중력의 강도

밀러 행성은 지구 중력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곳에서 생존하려면, 생명체는 엄청난 내골격 또는 저중심 설계를 갖춰야 하죠.
우리 같은 구조는 버틸 수 없습니다.

 

(2) 방사선과 블랙홀의 영향

블랙홀 주변은 감마선, X선 등 강한 방사선이 존재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것은 DNA를 파괴하고, 세포를 붕괴시키는 치명적 조건이 될 수 있습니다.

 

(3) 자원과 대사 조건

밀러 행성은 물로 뒤덮여 있으며,
자기장, 산소 농도, 기압, 화학 구성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조건들이 미지수입니다.
현재 기술로는 생물권 유지 자체가 불가능하죠.

 

 

📌 결론: 지금의 인간 생물학으로는 블랙홀 근처의 생존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생명의 정의 자체가 유동적이라면, 다른 형태의 생명, 예컨대 ‘지연된 반응을 갖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도 있겠죠.


4. 『인터스텔라』의 진짜 질문 – 우리는 시간에 속박된 존재인가?

쿠퍼는 시간의 속박을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딸 머피에게 약속을 지키기 위해 블랙홀로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그는 시공간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정보를 전달합니다.

 

과학적으로만 보면 말이 안 되는 장면이지만,
그 장면은 오히려 과학이 놓치고 있는 ‘인간성의 본질’을 이야기합니다.

 

“시간이 상대적이라면, 감정도 상대적인 것 아닐까?”

“우리가 지각하는 현실의 경계는, 과연 얼마나 정확할까?”


마무리: 시간은 절대적인가, 감각적인가?

『인터스텔라』는 단지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 영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시간과 생명의 상관관계, 그리고 과학의 한계 너머에 있는 감정의 역할을 묻는 철학적 영화입니다.

우리는 지금도 시간의 방향, 생명의 정의, 기억의 형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중력은 단지 끌어당기는 힘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방식 그 자체를 바꾸는 힘이라는 것.”

 

그 힘 앞에서, 인간은 얼마나 유약하면서도 집요한 존재인지,『인터스텔라』는 조용히 보여줍니다.


다음 이야기 예고 – 『트랜센던스』와 의식의 디지털화

다음 편에서는 또 다른 크리스토퍼 놀란 유니버스… 아니, 과학 기반 SF 작품으로 넘어갑니다.
『트랜센던스』에서는 인간의 ‘의식’을 컴퓨터로 업로드합니다.

  • 인간 정신은 복제 가능한가?
  • 뇌의 신경망은 데이터화될 수 있을까?
  • ‘디지털 불멸’은 생명의 또 다른 형태가 될 수 있을까?

 

다음 편에서는 ‘AI와 인간, 그리고 의식의 경계’를 탐험합니다. 정신이 육체를 떠난 그 다음 세상, 준비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