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

몸속 수분과 염분, 어떻게 조절할까? 배설계와 삼투조절 이야기

clarajournal 2025. 5. 3. 10:57

생물학

물은 많이 마시는 게 좋다는데, 정말 그럴까요?

우리는 매일 “물을 많이 마셔야 건강하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하루에 몇 리터씩 물을 마셔도 과하게 부은 사람도 있고, 반대로 탈수 증상을 겪는 사람도 있죠.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단순히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 체내 수분 균형은 조절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은 물뿐 아니라 염분, 노폐물, 전해질, 산염기까지 정밀하게 조절합니다.

 

이러한 조절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배설계와 삼투조절 시스템’입니다.


1. 배설계란 무엇인가요?

 배설과 배변은 다릅니다.

  • 배설: 세포 대사 과정에서 생긴 노폐물(주로 요소, 요산, 크레아티닌 등)을 혈액에서 걸러 몸 밖으로 내보내는 과정입니다.
  • 배변: 소화되지 않은 음식 찌꺼기를 항문을 통해 배출하는 소화기관의 일이죠.

 

즉, 배설은 ‘세포 대사의 정리’, 배변은 ‘소화 후 정리’입니다.


2. 배설계의 구성 기관들

기관 주요기능
신장 (Kidney) 혈액 여과, 수분/염분 조절, 소변 생성의 핵심
요관 (Ureter) 소변을 신장에서 방광으로 운반
방광 (Bladder) 소변을 일시 저장
요도 (Urethra) 소변을 체외로 배출
 

이 중에서도 신장은 단연 주인공입니다.
신장은 단순한 여과기가 아니라, ‘우리 몸의 수분·염분·산염기 균형 센터’입니다.


3. 신장의 비밀 무기 – 네프론 (Nephron)

한 개의 신장 안에는 약 100만 개의 네프론이 있습니다.
네프론은 혈액을 걸러내고, 다시 필요한 성분을 재흡수하고, 최종적으로 노폐물만 남긴 소변을 만들어냅니다.

 

네프론의 주요 구성 요소

부위 기능
사구체(Glomerulus) 혈액을 여과하는 고압 필터
보우만 주머니 여과된 액체를 처음 받아들이는 곳
세뇨관 필요한 물질은 재흡수, 필요 없는 물질은 분비
집합관 여러 네프론에서 나온 소변을 모아 배출 준비

4. 신장의 작동 방식 – 세 단계로 정리

(1) 여과 (Filtration)

  • 혈액이 사구체를 통과하면서 포도당, 아미노산, 물, 나트륨, 요소 등이 여과됨
  • 이때 생성되는 1차 여과액은 하루 약 180L

 

(2) 재흡수 (Reabsorption)

  • 대부분의 수분, 포도당, Na⁺ 등은 세뇨관을 통해 다시 혈액으로 흡수
  • 필요 이상 배출되는 걸 막는 매우 정밀한 과정

 

(3) 분비 (Secretion)

  • 약물, H⁺ 이온, 과잉 이온 등은 세뇨관으로 분비되어 배출물 조성 조절

 

결과적으로, 우리는 하루에 약 1.5L 정도만 소변으로 내보냅니다. 그만큼 신장은 필요한 것은 흡수하고, 불필요한 것만 내보내는 정밀 필터입니다.


5. 삼투조절이란 무엇인가요?

(1) 삼투압(Osmotic Pressure)이란?

  • 농도 차이로 인해 물이 이동하려는 힘
  • 체내의 수분 조절은 삼투압을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2) 왜 중요할까요?

  • 수분 과다 → 세포가 팽창 → 터질 위험
  • 수분 부족 → 세포가 수축 → 기능 저하
    → 이 미세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삼투조절(Osmoregulation)입니다.

 

이 기능은 신장, 시상하부, 여러 호르몬의 협업으로 이루어집니다.


6. 삼투조절에 관여하는 주요 호르몬

호르몬 역할 분비기관
ADH (항이뇨호르몬) 수분 재흡수 ↑ → 소변 농축 시상하부/뇌하수체
알도스테론 Na⁺ 재흡수 ↑, K⁺ 배출 ↑ → 수분 유지 부신 피질
ANP Na⁺ 배출 ↑ → 혈압 및 체액량 ↓ 심장 심방

 

(( 예시 상황별 작용 ))

예1. 물을 과다 섭취했을 때

  • 혈액 삼투압 ↓
  • ADH 분비 억제 → 수분 재흡수 억제
  • 소변량 ↑, 소변 희석됨

 

예2. 땀을 많이 흘렸을 때

  • 혈액 삼투압 ↑
  • ADH 분비 촉진 → 물 재흡수 증가
  • 알도스테론 분비 ↑ → Na⁺ 보존
  • 결과적으로 소변량 ↓, 색 진해짐

7. 조절 실패 시 어떤 질병이 발생할까요?

(1) 요붕증 (Diabetes insipidus)

  • ADH가 결핍되거나 기능 이상
  • 증상: 소변 과다 배출, 탈수, 극심한 갈증

 

(2) 신부전 (Renal failure)

  • 신장이 여과 기능을 상실
  • 체내 노폐물 축적, 고혈압, 빈혈, 부종 등 동반

 

(3) 고혈압과 Na⁺ 섭취

  • 염분 과다 → 체액 증가 → 혈압 상승
  • 고혈압 환자에게 저염식이 중요한 이유!

8. 핵심 요약 체크리스트

  1. 배설은 배변과 다르다
  2. 신장은 180L를 여과하지만 1.5L만 배출
  3. 삼투조절은 수분과 염분의 정밀한 협업
  4. ADH, 알도스테론, ANP는 수분 균형의 핵심 조절자
  5. 이 조절이 실패하면 탈수, 부종, 고혈압 등이 발생

마치며 – 우리 안의 정밀한 수분 설계

우리가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고 배운 이유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 이면에는 100만 개 이상의 네프론과 호르몬들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매초 수천 번의 물 분자와 이온을 조절하는 과학적 정밀함이 존재합니다.

 

만약 이 조절 시스템이 조금만 삐끗한다면? 아주 사소한 물 섭취도 탈수 또는 부종이라는 치명적인 결과를 부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매일, 생존을 위한 수분의 예술을 몸속에서 연주하고 있는 셈입니다.

 

다음 이야기 예고 – “생명을 만드는 시스템, 생식계의 시작”

수분과 노폐물이 몸을 떠나는 이야기를 따라왔던 우리는 이제 생명이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마주합니다.
생식계는 단순한 생식 기관 그 이상입니다. 우리 몸은 하나의 세포가 또 다른 세포와 만나 새로운 생명을 만드는 경이로운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습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생식계의 구조와 작동 원리, 그리고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순간의 생물학적 경이로움을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