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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4. 29.

    by. clarajournal

    목차

      생물학

       

      “심장은 왜 스스로 뛸 수 있을까?”

      우리가 무의식 중에도 심장은 쉬지 않고 박동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전기적 신호가 심장 내부에서 자동으로 생성되고 전도되기 때문입니다. 심장은 마치 생체 배터리처럼 스스로 리듬을 만들고, 그 리듬에 따라 혈액을 몸 구석구석으로 보냅니다.

       

      이 글에서는 이 놀라운 심장의 전기 시스템과 심장주기의 정밀한 작동 과정을 기초 생리학적 이해와 임상적 시사점을 함께 다루며 설명하고자 합니다.


      1. 심장의 전기 회로: 자동성과 전도계

      (1) 자동성(Automaticity): 심장 스스로 뛰는 이유

      심장근세포는 다른 근육과 달리 외부 자극 없이도 자발적으로 활동전위를 발생시킵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동방결절(SA node)입니다.
      이곳은 전기 신호를 최초로 생성하는 장소이며, 흔히 ‘자연 심박 조율기’라 불립니다.

       

      SA 노드가 박동의 시작점이라면, 나머지 심장은 이 리듬에 따라 협응적으로 수축하는 장기 오케스트라입니다.

       

      (2) 심장의 전기 전도계 구성

      구조 위치 및 기능
      SA 노드 우심방 상단. 가장 빠른 속도로 탈분극하여 심장 리듬 결정
      AV 노드 우심방-심실 경계. 신호를 일시 지연시켜 심방과 심실의 수축을 분리
      히스다발 AV 노드에서 시작해 심실 중격을 따라 내려감
      좌우각 히스다발에서 좌우 심실로 나뉘는 가지
      푸르킨예 섬유 심실 심근 전체로 신호를 빠르게 퍼뜨려 강력한 수축 유도
       

      이 경로를 따라 정해진 순서와 속도로 신호가 전달되어야만, 심장은 정상적으로 혈액을 밀어낼 수 있습니다.


      2. 심장근세포의 활동전위: 전기신호의 다섯 단계

      심장근세포(특히 심실 세포)의 전기적 신호는 다음 다섯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단계 설명
      0단계: 탈분극 Na⁺ 유입 → 막전위 급상승 → 심장 수축 시작
      1단계: 초기 재분극 K⁺ 소량 유출 + Na⁺ 채널 닫힘
      2단계: 평형상태(plateau) Ca²⁺ 유입 = K⁺ 유출 → 막전위 유지 → 수축 지속
      3단계: 재분극 Ca²⁺ 유입 종료, K⁺ 유출 증가 → 음전위 회복
      4단계: 안정기 Na⁺/K⁺ 펌프 활성화 → 평상시 전위 유지
       

      이러한 활동전위는 단지 전기 흐름이 아니라 심장의 기계적 수축과 정밀하게 맞물리는 생리적 토대입니다.


      3. 심전도(ECG): 전기신호를 ‘눈으로’ 보는 법

      심장의 전기 활동은 피부 표면의 미세한 전위 차이로 측정됩니다.
      그 결과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 바로 심전도(ECG, Electrocardiogram)입니다.


      파형 의미
      P파 심방의 탈분극 (심방 수축 시작)
      QRS 복합체 심실 탈분극 + 심방 재분극 포함
      T파 심실의 재분극 (수축 종료)

       

      🔍 ECG는 단순한 그래프가 아닙니다.
      → 심장 리듬, 전도 속도, 심근 손상 유무 등 실시간으로 심장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핵심 진단 도구입니다.


      4. 심장주기(Cardiac Cycle): 수축과 이완의 교향곡

      (1) 심장주기란?

      하나의 심장 박동 동안 발생하는 전기적 → 기계적 → 혈류 변화를 포함한 전체 과정입니다.
      평균적으로 0.8초 정도 걸리며, 수축기(systole)이완기(diastole)로 나뉩니다.

       

      (2) 심장주기의 단계별 흐름

      1) 심방수축기

      • P파 직후
      • 심방 → 심실로 혈액 이동 (심실에 혈액 채우기)

       

      2) 등용적 수축기

      • 심실 수축 시작, 모든 판막 닫힘
      • 혈액 이동 없이 압력만 증가

       

      3) 심실 수축기 (박출기)

      • 압력이 대동맥/폐동맥 압력 초과 → 반월판 열림
      • 혈액이 동맥으로 방출

       

      4) 등용적 이완기

      • 수축 종료 후 심실 이완 시작
      • 모든 판막 닫힘 → 혈류 정지

       

      5) 심실 충만기

      • 방실판 열림 → 정맥 혈액이 심실로 유입
      • 다음 심방 수축을 준비

      5. 전기와 기계의 조율: 정확해야 생명이 유지된다

      심장의 전기 신호는 기계적 수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을 전기-기계 연계(Electromechanical Coupling)라 부릅니다.

       

      * 전기 신호가 늦거나 빨라지면?

      이상 결과
      SA 노드 이상 서맥, 부정맥, 심방세동 발생
      AV 노드 전도차단 심실로 신호 전달 실패 → 심장정지 위험
      푸르킨예섬유 이상 심실 불규칙 수축 → 심실빈맥 등 치명적 결과

      6. 전기적 이상과 질병: 심장의 경고 신호들

      질환 원인 및 전기적 특징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SA 노드 이상 → 심방 무질서한 수축
      심실빈맥(Ventricular Tachycardia) 푸르킨예 섬유 이상 → 빠르고 위험한 심실 수축
      심장블록(AV block) AV 노드 전도 지연 또는 차단
      심정지(Cardiac Arrest) 전기적 활동 소실 → 즉각적 응급처치 필요 (AED 사용)
       

      이러한 질환은 대부분 전기적 신호 전달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발생하며, 조기에 ECG 검사와 전기적 활동 분석이 중요합니다.


      7. 핵심 요약

      ✅ 심장은 스스로 전기 신호를 생성하고 전도한다.
      ✅ 심장의 수축은 전기적 활동에 의해 정확히 조율된다.
      ✅ 심전도는 심장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강력한 도구다.
      ✅ 전기적 이상은 다양한 부정맥과 심장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전기-기계 연계가 정상이어야 혈액이 제대로 순환된다.


      다음 이야기 예고 – "숨쉬는 순간, 생명이 유지된다"

      우리는 매 순간 들숨과 날숨을 반복합니다. 하지만 그저 ‘숨을 쉰다’는 표현 뒤에는

      산소(O₂)와 이산화탄소(CO₂)의 정교한 교환 과정이 존재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폐포에서 일어나는 가스 교환, 호흡률 조절 메커니즘,

      그리고 왜 긴장을 하면 숨이 빨라지고, 고산지대에서는 호흡이 곤란해지는지까지…

      호흡계의 생리학적 비밀을 차근차근 탐험해보겠습니다.